페미니즘, 데버라 캐머런

페미니즘
데버라 캐머런 지음, 강경아 옮김
펴낸곳: 신사책방
펴낸날: 2022년 3월 8일
ISBN: 979-11-975208-2-2 (03330)
제책: 반양장 128x188mm 176쪽
가격: 13,000원
분야: 인문, 사회과학, 여성학

7가지 키워드로 톺아보는 페미니즘

페미니즘은 하나의 명확한 이야기로 정리할 수 없다. 몇몇 사건으로도 요약할 수 없고, 사상가 몇 명의 말로도 정의할 수 없으며, 정치 조직과 운동으로도 설명할 수 없다. 그 모든 것이 모여 페미니즘을 구성한다. 페미니즘의 다양한 주제 중에서 지배·권리··여성성··문화·미래라는 7가지 키워드로 페미니즘의 거의 모든 것을 포괄해 설명하는 입문서.

여성의 날(3월 8일) 바로 다음 날(3월 9일)에 대통령 선거가 있는 2022년, 한국 사회의 주요 이슈 중 하나로 ‘페미니즘’이 오르내렸다. 한쪽에서는 “여성가족부 폐지”와 “여성 안전” 공약을 내세우고, 다른 한쪽에서는 2030 여성의 투표가 가장 큰 변수라고 주장하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는 등, 페미니즘에 따른 효과와 역효과를 여론조사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여론의 향방으로 점치고 이해득실을 계산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새롭지 않다. 심지어 100년 전, 여성에게 투표권이 없던 시절의 여성참정권 운동에서도 여성과 남성 간의 정치적 견해에 따른 불안한 동맹과 분열이 있었다. 옥스퍼드대학에서 언어 및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는 데버라 캐머런 교수는 『페미니즘』에서 페미니즘과 정치의 관계에 대해

“역사학자들은 페미니즘의 정치적 목적이 다양한 신념이나 관심사와 양립할 수 있을 때만 대중적 지지를 받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라고 설명하며 이러한 예시를 들고 온다.

“미국에는 여성해방이 인종적 정의도 앞당길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참정권 운동의 대의를 지지하던 흑인 여성도 있었다. 반대로, 백인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하면 백인 우월주의를 더욱더 공고히 다질 수 있다는 인종차별적 주장을 펼쳐 남부 분리주의자의 환심을 사려던 백인 페미니스트도 있었다.” (11쪽)

캐머런은 이러한 역사적 예시를 통해 페미니즘과 정치가 만나는 지점을 단순하게 도식화하고 표백한 방식으로 이해했을 때 다양한 페미니즘이 얽힌 복잡다단한 역사 전체를 제대로 읽어낼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비판한다. 특히 기존의 분석 모형에 대한 비판으로서, 아래와 같이 언급한다.

“물결 모델은 각각의 역사적 시기 속 페미니즘을 지나치게 일반화한다는 비판도 듣는다. 물결 모델은 1960년대나 1990년대에 정치적으로 성숙한 모든 여성이 정확히 같은 신념과 걱정거리를 공유하는 양 묘사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앞서 참정권 운동에서 살펴봤듯) 정치적 차이와 이견은 모든 물결과 모든 세대의 여성 간에 존재했다.”

이렇듯 기존의 ‘세대’나 ‘물결’로 구분하는 역사 모델의 한계를 짚은 뒤, 캐머런은 각각 ① 관념 ② 집단적 정치 활동 ③ 지적 체계로서의 페미니즘의 역사와 현재 진행 중인 논쟁 들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분석한다. 커뮤니케이션과 페미니즘 이론 양쪽에 정통한 학자답게, 15세기 문헌부터 대안 우파alt-right와 #미투까지 섭렵하면서 캐머런은 7가지 키워드(지배 구조, 권리, 노동, 여성성, 성, 문화, 미래)로 페미니즘의 거의 모든 것을 포괄해서 설명한다.

단순히 현재를 진단하고 결론을 내리기보다, 페미니즘이라는 이름 아래 외쳐온 수많은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들을 세심하게 분류 및 해설하며, 때로는 논쟁적인 주제(대리모, 성매매 등)에 관해서도 서슴없이 한계와 의미를 하나하나 짚어낸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여러 주장을 명쾌하면서도 정교하게 정리하며 일반인들에게는 생각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입문서로서, 학계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탄탄한 복습 노트로서 깊이와 너비를 두루 갖추고 있다.

이 책은 역사를 한 줄기 연대기로 파악하지 않고, 현 상황을 어느 한쪽의 옳고 그름으로 판정하지 않는다. 페미니즘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 충돌해온 주장들의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과 여러 계급, 인종, 종교, 문화, 젠더 정체성에 따른 입장을 객관적이고도 냉철하게 비평하며, 앞으로 페미니스트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개선해야 하는지까지 176쪽이라는 짧은 분량에 알차게 담아낸다.

전 지구적인 페미니즘 문제의 복잡성을 다루면서도 그 문제의 핵심을 꿰뚫는 질문들을 던지면서, 현재 페미니즘의 주요 논쟁이 돼가고 있는 퀴어 개념이나 상업화된 페미니즘의 쟁점까지 아우른 뒤, 마지막으로 “정치적 갈등과 방해에 부딪혀야 했지만, 미래에 관해서는 긍정적”인 오늘날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한다. 문장 하나하나마다 실린 무게감이 상당하지만, 마지막 문장은 단연 큰 울림을 준다.

“페미니즘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저항에 직면할 것이고, 논쟁을 일으킬 것이지만, “여성은 인간이라는 급진적 개념”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글쓴이 데버라 캐머런

옥스퍼드대학교 우스터대학에서 언어 및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루퍼트 머독 교수를 맡고 있는 페미니스트 언어학자이다. 주로 사회 언어학과 언어 인류학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페미니스트 언어 비평』The Feminist Critique of Language, 『페미니즘과 언어 이론』Feminism and Linguistic Theory, 『언어와 섹슈얼리티』Language and Sexuality, 『언어 위생』Verbal Hygiene, 『언어와 성 정치학』On Language and Sexual Politics, 『성차의 과학과 언어 연구』More Heat than Light?: Sex-difference Science & the Study of Language, 『화성과 금성의 신화』The Myth of Mars and Venus를 비롯한 여러 책과 논문을 집필·편집했다.

페미니스트 언어학에 관한 블로그 Language: A Feminist Guide(https://debuk.wordpress.com)를 운영하고 있다.

옮긴이 강경아

대학에서 영문학을, 대학원에서 문화 연구를 공부했다. 영화와 게임과 문학같이 상상력이 담긴 콘텐츠를 사회학적인 시선으로 뜯어보기를 좋아한다. 약한 것들, 낯선 것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번역가가 되고자 한다. 글밥 아카데미 수료 후에 현재 바른번역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차례

  • 서문: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
  • 1장 지배 구조
  • 2장 권리
  • 3장 노동
  • 4장 여성성
  • 5장 성
  • 6장 문화
  • 7장 경계와 미래
  • 감사의 말
  • 미주
  • 찾아보기

책 속에서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는 2014년에 출간한 동명의 유명 에세이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하지만 책이 출간되고 일 년 뒤, 영국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YouGov가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아디치에의 말에 기꺼이 고개를 끄덕인 여성은 많지 않았다. 페미니즘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했지만, 절반가량의 여성은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부르지 않겠다”라고 대답했고, 5명 중 1명은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모욕으로 여겼다. (7쪽)

‘페미니즘’의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페미니즘에 보이는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쓸 때 사람들은 아마 다음 내용의 일부 혹은 전부를 말하는 것일 테다.

⚪ 관념으로서의 페미니즘: 마리 시어가 말했듯, 페미니즘은 “여성도 사람이라는 급진적 개념”이다.

⚪ 집단적 정치 활동으로서의 페미니즘: 벨 훅스에 따르면, 페미니즘은 “성차별주의와 그에 근거한 착취·억압을 끝내려는 운동”이다.

⚪ 지적 체계로서의 페미니즘: 철학자 낸시 하트삭에게 페미니즘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방법이자 (…) 분석 모형”이다. (9쪽)

미국에는 여성해방이 인종적 정의도 앞당길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참정권 운동의 대의를 지지하던 흑인 여성도 있었다. 반대로, 백인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하면 백인 우월주의를 더욱더 공고히 다질 수 있다는 인종차별적 주장을 펼쳐 남부 분리주의자의 환심을 사려던 백인 페미니스트도 있었다. 영국의 참정권 운동가 중에는 보수당, 진보당, 급진당 지지자가 모두 있었는데, 보수당 측 여성은 노동자 계급 남성보다 학식 있고 부유한 계급의 여성이 투표하는 것이 더 마땅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사회주의자들이 모든 남성과 마찬가지로 모든 여성에게도 선거권을 주는 것을 옹호한 이유는 그러는 편이 노동계급 전체의 입지를 다지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었다. (11-12쪽)

페미니즘의 이야기는 복잡한 것투성이다. 모든(혹은 대다수) 여성이 ‘페미니스트’라는 딱지를 적극적으로 품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으며, 이를 받아들인 여성 간에도 언제나 갈등이 존재해왔다. 하지만 페미니즘은 살아남았다. 페미니즘에 사망 선고를 내리는 목소리들은 언제나 과장된 것이었다. 오늘날 페미니즘의 핵심 신념인 “여성도 사람이라는 급진적 개념”을 당당하게 반대할 이들은 거의 없다. 하지만 문제는 그러한 신념을 행하는 구체적인 현실에서 발생한다. 이 문제에 관해 페미니스트가 어떻게 답했는지는 앞으로 이 책이 다룰 주제다. (19쪽)

남성지배 일반에 관해 얘기하면 ‘모든 남자가 그런 것은 아니다’라는 반박과 마주하곤 한다. 또, 일부 남성의 행동은 일반화해 모든 남성을 비난하면서, 똑같이 끔찍한 짓을 저지르는 여성에 대해서는 눈감아버리는 페미니스트의 태도가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냐는 질문이 빗발친다. 그렇기에 페미니스트가 말하는 남성지배나 가부장제(문자 그대로는 ‘아버지의 지배’라는 뜻이지만, 페미니스트는 주로 남성지배와 동의어로 사용한다)는 남성 개개인의 태도나 의도, 행동에 관한 논의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실히 짚어야 한다. 페미니스트가 말하는 남성지배는 사회구조에 관한 것이다. 남성지배/가부장적 사회는 법률·정치·종교·경제 구조나 제도가 남성을 여성보다 우위에 두는 곳이다. 특정 권리와 특혜를 스스로 포기하는 개인 남성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성의 집단적이고 구조적인 지배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노동자를 잘 대우하는 자본가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본주의가 불평등과 착취에 뿌리를 둔 체제라는 사실이 바뀌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23-24쪽)

자본주의 사회는 여성을 노동력으로 흡수하는 데에는 열심이지만(그 예로, 여성이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만한 분야라면 남성의 생산노동 세계로 여성을 징집한다), 남성을 여성의 돌봄 노동 세계로 징집하는 데에는 기껏해야 반쪽짜리 노력만 쏟을 뿐이다. 많은 경우, 자본주의 사회는 OECD의 위선적인 권고와 같이 “뿌리 깊은 사회 규범과 젠더 고정관념”에 딴지 거는 것 이상으로는 나아가지 않는다. 남성의 참여를 독려하려면 돌봄 노동을 “탈여성화”해야 한다는 OECD의 또 다른 제안에는 더 근본적인 문제가 담겨 있다. 여성은 남성과 같은 일을 하면 지위를 얻을 수 있다고 기대되는 반면, 남성은 ‘여성화된’ 돌봄 노동을 수행하면 그들의 지위가 낮아진다고 본다.

돌봄 노동을 하면 확실히 남성의 소득이 낮아질 것이다. 카트리네 마르살에 따르면 스웨덴에서 죽어가는 여성 노인을 돌보는 간병인의 시급은 69크로나(9000원) 정도로, 부동산 중개인이나 경비원과 비교하자면 훨씬 적은 금액이다. OECD는 돌봄을 ‘탈여성화’하자고 말하는데, 성별 간 진정한 평등을 이루려면 직장 근무에 따라붙는 가치와 인식을 ‘탈남성화’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그래야만 노인이나 환자를 돌보는 사람보다 땅을 팔거나 지키는 사람에게 더 많은 돈을 지급하는 것이 ‘당연하게’ 보이지 않는다. 더 넓게 보자면, 우리는 노동이 구성되는 방식의 모든 면면에서 남성 노동자를 표준 노동자로 가정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80-81쪽)

여성성을 옹호하는 목소리 중에 최근 영향력이 커진 주장은 트랜스 페미니스트 줄리아 세라노에게서 나왔다. 그녀는 페미니즘이 남성성을 선호하는 제도화된 가부장적 문화를 재생산한다고 비판한다. 세라노가 말하길, 페미니즘은 여아와 여성이 ‘남성적’ 자질과 활동을 더 잘 받아들이도록 만들었지만, 반대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 문화는 여전히 남성이나 남아가 여성성을 표현하는 데 심한 불편감을 느낀다. (…) 하지만 다른 페미니스트는 이러한 차이 뒤에 궁극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무엇인지 설명해준다. 이 부모는 여성성을 향한 편견 때문이 아니라, 남자답지 못한 소년이나 남성은 다른 남성의 폭력에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남아의 특정 관심사나 행동을 저지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처럼 남성이 다른 남성에게 하는 젠더 단속 행위는 남성에게 여성과 다르게 행동하도록 요구하고, 여성에 대한 남성의 우위를 드러내는 위계 체제를 옹호하는 것이 목적이다. 여성성 수행을 거부하는 여성들은 반항아일 뿐이지만, 남성성 규범을 어기는 남성은 반역자다. 각각에 따르는 처벌의 수위가 이러한 인식을 반영한다. (103-104쪽)

하지만 다른 페미니스트가 보기에 노르딕 모델은 성을 파는 여성을 도덕주의적이고 시혜적인 태도로 대한다며, ‘성 노동도 노동’이라고 보는 관점이 더 진보적이라고 주장한다. 말하자면, 성을 파는 것은 미용 용품 판매(이 또한 고객과 노동자 간에 밀접한 접촉이 발생할 수도 있다)나 커피 판매(바리스타에게 악랄하게 구는 손님도 있다), 화장실 청소(이 경우에도 낯선 이의 신체 악취를 견뎌야 한다)와 원론적으로 하등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을 취하는 페미니스트는 내가 3장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견해를 보인다. 즉, 각종 청구 비용을 처리하기 위해 돈을 받고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는 것은 노동하는 전 세계의 여성 대부분에게 해당하는 일이다. 여성이 성매매를 합리적인 경제적 선택으로 본다면, 그녀의 일자리를 뺏으려는 운동을 펼칠 권리는 고사하고, 그녀를 비난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을까? (…) 성 판매를 다른 판매 행위와 동일 선상에 놓는다면 여성이 더 안전해지고, 그들의 직업에 들러붙는 낙인도 줄어들 것이며, 직장 생활을 직접 통제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또한 불법 거래에서 막강한 권력을 지닌 포주나 조직 범죄자에 기대지 않고 다른 여성과 소규모 사업체나 협동조합을 세울 수도 있다.

이들에 반대하는 페미니스트는 성 판매에 따르는 위험이 성 판매의 법적 지위가 아니라, 그 본질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수긍할 만한 정도까지 줄어들 수 없다고 말한다. 합법 여부와 관계없이 성매매라는 직업에 따를 수 있는 가장 심각한 위험은 사업의 핵심인 사적 성관계를 맺는 도중, 성 구매자가 성 판매자를 폭행하거나 심지어 살해하는 것이다. 성매매에 반대하는 운동가들은 독일이나 네덜란드 같은 몇몇 나라가 성매매를 합법화했지만, 여성에게 약속했던 이익이 실현되지는 않았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노동자가 아니라 부유한 투자가와 기업가의 주머니만 불리도록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노선을 따라 산업이 재조직됐다. (119-120쪽)

현재 페미니즘이 ‘유행’이라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티셔츠를 사는 것 이상의 의미에서 페미니스트가 되기란 절대 쉽거나 간단하지 않다고 앤디 자이슬러 같은 작가는 말한다. 그런데도 페미니스트는 왜 페미니즘을 하는 걸까? 한 페미니스트 단체에 이러한 질문을 던지자, 그들은 정치적 활동에 따르는 곤란함과 희생에 집중하기보다, 그것이 그들의 삶을 풍족하게 해주는 방식에 중점을 두어 대답했다. 그들은 페미니즘이 자신들의 경험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새로운 세계관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페미니즘은 그들이 다른 여성과 긍정적인 방식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만들어주었고, 급진적인 변화가 가능하다는 믿음을 약화하기보다는 오히려 강화했다고 말했다. 많은 이가 혼자만의 느낌이라고 생각했던 것에 대해 똑같이 불편을 느끼는 여성 공동체를 발견한 뒤 안도했다고도 했다. 누군가는 “그 덕에 정신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어요”라고 했고, 어떤 이는 “페미니즘은 내 인생을 바꿨습니다”라고 했다. 다른 페미니스트 여성(누군가는 “스스로 생각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거친 여성들”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과 맺는 관계는 모두에게 중요했다. 이들은 모두 정치적 갈등과 방해에 부딪혀야 했지만, 미래에 관해서는 긍정적이었다. “페미니즘은 낙관을 가져다줍니다. 페미니즘은 변화를 창조할 기회를 주니까요.” (158-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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